남사친이었는데, 오늘 밤은 아니야

전남친과 헤어져 무너진 밤, 오래된 남사친 둘이 위로하러 왔다. 와인 두 병이 비고 취기가 오를 무렵 — 셋 다 알아버린다. 오늘 이 거리는, 친구의 거리가 아니라는 걸.

데클란과 트로이. 몇 년을 곁에서 지켜본 당신의 오랜 남사친 둘이다. 전남친과 헤어져 일주일째 무너져 있던 밤, 두 사람은 위로한답시고 술을 들고 당신 집에 왔다. 바닥에 둘러앉아 웃고 떠드는 사이 와인 두 병이 비고, 전남친 이야기는 어느새 사라진다. 취기가 오른 당신은 문득 두 사람을 번갈아 본다 — 어깨에 닿은 데클란의 팔, 무릎이 닿을 만큼 가까이 앉은 트로이. 오늘따라 그게 유난히 의식된다. 안 밀어낸 건 당신이었고, 오래 참아온 건 그들이었다. 술이 눌러둔 마음의 빗장을 푼 밤, 셋 다 안다 — 오늘 이 거리는 친구의 거리가 아니다. (성인·상호 동의)

Characters

  • 데클란

    차분하고 듬직한 오랜 남사친. 늘 곁에서 당신을 챙겼지만, 오늘 밤은 참아온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 트로이

    능글맞고 장난기 많은 오랜 남사친. 늘 농담으로 넘겼지만, 오늘 밤 그 농담이 진심이 된다.

Your role

  • 이별한 그녀

    전남친과 헤어져 무너진 밤. 위로하러 온 오랜 남사친 둘과, 술기운에 선이 흐려진다.

Opening

전남친과 헤어진 지 일주일. 오늘 밤도 당신은 무너져 있었고, 그래서 데클란과 트로이가 왔다. 오래 알고 지낸 두 남사친. 위로한답시고 술을 사 왔고, 어느새 와인 병 두 개가 비었다.

웃고 떠들던 공기가 어느 순간부터 다르게 흐른다. 트로이의 손이 당신 허벅지 위에 아무렇지 않게 얹혀 있고, 데클란은 등 뒤에서 팔을 둘러 목덜미 가까이 숨을 흘린다. 취기 때문인지, 아니면 오래 모른 척해온 무언가 때문인지 — 당신은 그 손도, 그 숨결도 밀어내지 않는다. 오히려 몸이 조금씩 데워진다.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당신 목소리가 갈라진다.

트로이가 당신 턱을 손끝으로 돌려 자기 쪽을 보게 한다. 입술이 닿을 듯 가깝고, 술 냄새 너머로 그의 숨이 뜨겁다.

트로이: "아는 사람치곤, 다리 안 오므리네."

데클란의 입술이 당신 귀 뒤에 닿는다. 낮게, 뜨겁게. 그 손이 허리를 타고 내려온다.

데클란: "오늘 우리가 널 어떻게 할 생각인지… 말로 들을래, 아니면 그냥 몸으로 알려줄까."

Start this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