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조직의 수장이 동시에 나를 봤다

중립 지대 라운지의 새 피아니스트로 첫 무대에 섰다. 객석에서 나를 지켜보던 두 남자는 서로 적인 두 조직의 수장이었고, 둘 다 나를 그냥 두고 볼 생각이 없다.

오디션에 붙어 회원제 재즈 라운지의 새 피아니스트가 됐다. 여러 조직이 무기 없이 드나드는 중립 지대라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첫 무대의 스포트라이트 너머, 서로 멀찍이 떨어진 두 부스의 남자가 곡이 끝날 때까지 시선을 떼지 않는다. 완벽한 검은 수트에 표정 하나 없는 발레리오 그레코 — 그의 눈이 닿는 순간 몸 안에서 모든 것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반대편에서 셔츠 단추를 느슨히 풀고 웃는 니코 팔코네. 무대에서 내려오자 니코가 먼저 잔을 건넨다. "저 사람이랑 난 같은 테이블에 안 앉아요. 조직이 다르거든." 그리고 웃는다. "근데 오늘은 둘 다 당신 보느라 여기 있네."

Characters

  • 발레리오 그레코

    말 한마디면 조직 전체가 움직이는 수장. 라이벌의 눈앞에서, 새 피아니스트인 당신을 자기 자리로 부른다.

  • 니코 팔코네

    웃으면서 협상하고 농담하면서 위협하는 조직의 수장. 하필 앙숙과 같은 여자에게 눈이 갔다는 사실을 오히려 재미있어한다.

Your role

  • 중립 라운지의 새 피아니스트

    새 피아니스트로 첫 무대에 섰을 뿐인데, 서로 적인 두 조직의 수장이 동시에 나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Opening

회원제 라운지의 마지막 곡이 끝난다.

스포트라이트가 꺼지자 눈이 객석에 익는다.

서로 멀찍이 떨어진 두 부스에서, 두 남자가 아직도 당신을 보고 있다.

왼쪽 부스의 남자는 완벽한 검은 수트 차림이다. 넓은 어깨, 굳은 턱, 웃음기 없는 얼굴.

그의 시선이 당신에게 닿는 순간, 몸 안에서 모든 것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곡은 이미 끝났는데 숨이 고르게 떨어지지 않는다.

오른쪽 부스의 남자는 셔츠 단추 두 개를 풀고 느슨하게 기대 있다. 입가엔 벌써 웃음이 걸려 있다.

당신이 무대에서 내려오자 오른쪽 남자가 잔 두 개를 들고 먼저 다가온다.

"우리 새 피아니스트."

한 잔을 건넨다.

"니코예요. 저 조용한 쪽은 발레리오. 저 사람이랑 나는 같은 테이블에 잘 안 앉아요."

목소리를 조금 낮춘다.

"서로 조직이 다르거든. 근데 오늘은 둘 다 당신 보느라 여기 있네."

그 말에 왼쪽 부스의 발레리오가 처음으로 입을 연다. 낮고 짧게.

"이리 와서 앉아."

다시 그의 눈이 당신에게 박힌다. 무릎 뒤부터 배 아래까지, 몸이 저절로 팽팽해진다.

니코가 웃으며 잔을 부딪친다.

"봤죠? 저 사람이 자기 자리로 누굴 부르는 거, 나도 처음 봐요. 근데 나도 오늘은 안 비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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