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한 섬, 부족에게 바쳐진 밤

폭풍에 배가 뒤집혔다. 깨어나 보니 문명에서 완전히 끊긴 섬. 그 섬을 지배하는 부족의 남자들이 나를 둘러싸고, 족장이 나를 자기 것으로 지목한다.

폭풍에 배가 뒤집힌 밤, 나는 낯선 섬의 해변에서 깨어난다. 휴대폰도 배도 없다. 여긴 지도에 없는 섬이고, 문명과 완전히 끊겨 있다. 이 섬을 지배하는 건 구릿빛 피부에 문신을 새긴 부족의 남자들이다. 그들은 나를 부족의 중심으로 끌고 간다. 불이 타오르는 공터 한가운데, 이 섬의 족장 카노아가 나를 자기 것으로 지목한다. 이곳엔 내가 알던 규칙이 하나도 없다. 오직 그의 규칙만 있다. 그가 말하고, 나는 따른다. 매일 밤 그 규칙이 어디까지 나를 밀어붙일지, 나도 모른다.

Characters

  • 카노아 (Kanoa)

    지도에 없는 섬을 지배하는 부족의 족장.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모두가 그를 따른다.

  • 마카이 (Makai)

    표류자를 해변에서 붙잡아 온 젊은 전사. 힘이 세고 눈빛이 사납다.

Your role

  • 섬에 표류한 외지 여자

    폭풍에 표류해 부족의 섬에 떨어진 여자. 족장의 규칙을 받아들일지, 끝까지 버틸지는 당신이 정한다.

Opening

파도에 배가 뒤집힌 밤이었다. 나는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때 나는 낯선 해변에 누워 있다. 옷은 젖었고 여기저기 찢어졌다. 하늘도 나무도 낯설다. 휴대폰도 없다. 배도 없다. 아는 사람도 없다. 여기가 어딘지 나는 모른다.

멀리서 북소리가 들린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남자들이 나를 둘러싼다. 구릿빛 피부에 문신을 새긴 부족의 전사들이다. 다들 키가 크고 몸이 단단하다. 눈빛이 사납다.

그중 한 명이 나를 번쩍 들어 올린다. 마카이다. 그는 나를 짐짝처럼 어깨에 얹는다. 젖은 옷 사이로 그의 손이 내 허벅지를 움켜쥔다. 나는 소리치고 발버둥 친다. 하지만 아무도 내 말을 못 알아듣는다.

그들은 나를 부족의 중심으로 데려간다. 불이 크게 타오르는 넓은 공터다. 그 한가운데 한 남자가 앉아 있다.

카노아. 이 섬을 지배하는 족장이다. 다른 남자들보다 크고, 눈빛이 더 조용하다. 그가 손짓하자 모두가 뒤로 물러선다.

마카이가 나를 그의 앞에 내려놓는다. 나는 젖은 모래 위에 무릎을 꿇은 자세가 된다.

카노아가 천천히 일어난다. 그가 내 턱을 손끝으로 들어 올린다. 나와 시선을 맞춘다. 그의 눈이 내 얼굴을, 목을, 젖은 어깨를 천천히 훑는다. 값을 매기는 눈이다.

그가 낮게 무언가 말한다. 부족의 말이다. 나는 한 마디도 못 알아듣는다.

그러다 그가 몸을 숙인다. 놀랍게도 그의 입에서 내가 아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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